평생 한번 보기도 어려워 낚시꾼들 사이에서 '전설의 심해어'로 불리는 돗돔이 부산 해역에서 연이어 잡히고 있다.
지난 23일 부산 인근 대한해협 한복판에서 길이 1.7m에 이르는 초대형 돗돔이 포획됐다.
돗돔은 수심 400∼500m 이상 되는 바위가 많은 깊은 바다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해에 30마리 정도밖에 잡히지 않아 '용왕이 점지한 사람만이 잡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실제로 이번에 포획된 돗돔도 성인 남성 두 명이 동시에 낚싯대를 붙잡고 10분 넘게 사투를 벌인 끝에 겨우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효 선장은 이후 각종 인터뷰에서 "10년 동안 돗돔을 쫓아다녔지만, 올해처럼 많이 잡기는 처음"이라며 "한 번에 3마리, 그다음에 1마리씩 모두 5마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돗돔의 잦은 출현이 일본 대지진 징조라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사흘 동안 일본 해역에서 300회 가까이 지진이 발생했는데, 이와 관련된 게 아니냐는 추측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주장이 과학적 근거가 없는 낭설이라고 보고 있다. 박정호 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은 "(심해어와 지진의 연관성은) 속설에 의한 것이지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없다"며 "출현이 늘었다고 지진의 영향이라고 말하기는 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석 부경대 환경지질학과 교수는 "다음 달 지진 발생 가능성은 낮다"며 "난카이 해역에서 발생하는 대지진은 보통 100~150년 주기로 반복되는데, 지금은 70~80년밖에 지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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