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재개봉' 추진하는 '천년여우 여우비'…근황 살펴보니 [원종환의 '애니'웨이]

입력 2025-06-28 08:00   수정 2025-06-28 08:55


2007년 개봉한 '천년여우 여우비'는 국내 애니메이션의 침체기인 2000년대 주목받는 성과를 낸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구미호 설화를 현대적인 관점에서 풀어내는 등 한국 고전을 애니메이션화한 보기 드문 작품이다. 총 46만명의 관람객을 동원했다.

이 애니메이션의 제작을 담당한 강문주 선우앤컴퍼니 대표는 26일 "애니메이션 개봉 당시 배급 계약을 했던 CJ ENM이 여전히 배급 사업권을 가지고 있다"며 "업스케일링 방식으로 천년여우 여우비를 재개봉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美 풀어내기 위해 설화 요소 차용
천년여우 여우비는 1974년 설립된 선우앤컴퍼니가 옐로우필름과 공동 제작해 만든 작품이다. 이성강 감독의 장편 애니메이션 '마리 이야기'가 2002년 프랑스 앙시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장편 부문 그랑프리 수상작을 받은 게 계기다.


당시 회사에서 애니메이션 기획팀 팀장을 맡은 강 대표는 "수상 이후 독립감독으로 활동하는 이 감독과 의기투합하며 천년여우 여우비를 제작하기로 얘기가 흘렀다"며 "일본도 미국도 아닌 한국의 감성이 묻어나는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고전 설화를 적극 재해석하기로 했다"고 회상했다. 재일동포 2세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양방언이 음악감독으로 참여해 타이틀곡 '기억해요' 등 동양적 색채를 살린 노래를 삽입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애니메이션 '불모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던 시절이다 보니 제작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새롭게 만들려는 애니메이션의 줄거리와 작품 의도, 캐릭터 디자인 등으로만 투자자를 설득해 자금을 모아야만 했다. 강 대표는 "콘티와 구성 이미지를 두고 투자자들이 예상되는 이익을 물으면 난처한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기존에 확보한 예산 15억원을 초과하는 제작비가 발생해 위기를 겪기도 했다. 강 대표는 "약 10억원의 제작비가 더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감독 출신인 당시 강한영 선대 회장의 뜻에 따라 선우앤컴퍼니가 추가 제작비를 부담해 최대한 감독을 지원하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AI 기술 통해 고화질로 재탄생
3년간 공들인 천년여우 여우비는 당시 보편화되지 않은 새로운 제작 기법도 도입됐다. 현재 한국 애니메이션에 보편화된 3D(3차원) 기법이 한 예다. 강 대표는 "2D(2차원)만으로는 여우비가 나무와 수풀을 오가는 역동적인 장면 등을 살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감독의 자유로운 연출을 살리기 위해 전체 분량의 약 30~40% 정도로 3D 기법을 활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2D의 감성을 최대한 살리고자 노력했다는 게 강 대표의 설명이다. 셰이딩(shading) 기법이 한 예다. 이 기법은 영상을 렌더링하는 과정에서 빛의 거리나 각도를 조절해 3D의 질감을 최소화한다. 그는 "이 감독이 따뜻한 인상을 주는 애니메이션을 만들고자 했다"며 "부드러우면서도 몽환적인 느낌을 각 장면에 녹이기 위해 힘썼다"고 부연했다.

이런 노력을 거쳐 탄생한 천년여우 여우비는 업스케일링을 거쳐 극장을 다시 찾을 예정이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애니메이션의 화질과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강 대표는 "지난해 연구개발(R&D)을 통해 업스케일링 자체 기술을 확보했다"며 "오랫동안 변함없이 천년여우 여우비를 기억한 분들께 또 다른 선물을 드리는 심정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선우앤컴퍼니는 이외에도 유아용 애니메이션 '반짝반짝 달님이' 등을 제작했다. 2021년 개봉한 이 애니메이션은 하루 평균 약 1500만 회의 유튜브 조회수가 나오고 있다는 게 강 대표의 설명이다. 누적 구독자 수도 600만 명을 웃돈다.

원종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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