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광산업은 서울 곳곳에 보유한 알짜배기 땅 개발도 본격 추진한다. 서울 성수동에 있는 1만㎡ 규모 복합문화공간 ‘에스팩토리’ 부지가 대표적이다. 태광산업은 패션 브랜드의 팝업 스토어 등으로 활용되는 이곳 부지를 호텔 등 상업용 빌딩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에너지 사업에도 뛰어든다. 여러 신재생에너지 기업을 놓고 인수 타당성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록체인 기반 금융 연관 산업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태광산업은 신사업 투자 자금은 외부에서 조달할 계획이다. 현재 1조9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실제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은 1조원에 못 미쳐서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석유화학·섬유 부문에 5000억원 이상 투자가 필요한 데다 업황 악화에 대비해 3.5개월 치 예비운영자금(5600억원)도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한다”며 “보유 현금을 신사업 투자에 다 쓸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태광산업은 이에 따라 자사주 전량(27만1769주·지분율 24.41%)을 기초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해 약 3186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EB 발행을 통한 투자금 확보는 회사의 존립과 직원 고용 안정을 위해 꼭 필요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태광산업의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은 EB 발행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상법 시행령에 따르면 EB를 발행할 때 대상 및 조건 등을 명확히 해야 하는데, 이런 절차 없이 발행을 결정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감독원도 태광산업이 제출한 EB 발행 관련 증권신고서에 정정 명령을 내렸다. 트러스톤 측은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는 대규모 자사주를 주당 순자산가치의 4분의 1 가격에 처분하는 것은 배임 소지가 있다”며 태광산업 이사들을 상대로 ‘위법행위 중지 요청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진원/최만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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