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더존비즈온, PEF 업고 해외 진출 속도 내나

입력 2025-06-25 18:30   수정 2025-06-26 01:04

마켓인사이트 6월 25일 오후 3시 4분

더존비즈온은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과 클라우드 등 기업 운영 솔루션을 판매하는 기업이다. 국내 ERP 시장에서 더존비즈온 점유율은 16.6%로, 20.5%를 차지하고 있는 독일 SAP에 이어 2위 사업자다. 국내 유일의 토종 ERP 회사로 연 매출 4000억원, 영업이익률 20%대를 안정적으로 올리는 알짜 중견기업이다.


하지만 시장이 국내에 한정돼 있다는 점은 회사 성장을 가로막는 문제로 지적돼왔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더존비즈온은 2021년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베인캐피탈에서 약 30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하지만 2022년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른 기저 효과로 실적이 역성장하며 해외 진출 전략이 보류됐고, 2대 주주에 올랐던 베인캐피탈도 원금 보전 수준에서 철수했다.

이번 지분 매각 계획에서 외국 PEF 위주로 협상에 나선 것도 해외 진출을 통한 ‘밸류업’ 여지가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매각이 성사되면 글로벌 PEF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주요 인수 후보로 꼽히는 EQT파트너스는 2020년 글로벌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업체 IFS의 경영권을 인수한 경험도 있다. 인공지능(AI) 기반 성장 가능성으로 대주주의 주식 가치를 높게 평가받을 수 있는 적기라는 판단도 깔려 있다.

지분 매각에 앞서 김용우 더존비즈온 회장(사진)은 회사 구조도 단순화했다. 지난해 2월 사업 자회사였던 더존비즈온이 모회사 더존홀딩스를 역합병 형태로 흡수합병한 것이다. 김 회장은 최대주주인 더존비즈온을 통해 키컴(전자팩스 솔루션), 더존이엔에이치(기업 직무교육·화상영어), 더존비앤에프(정보서비스) 등 다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주요 인수 후보는 글로벌 기업형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AI를 통해 기업가치를 크게 키운 점에 주목해 더존비즈온의 성장성을 살피고 있다. 더존비즈온의 비교 기업으로 거론되는 SAP는 비즈니스 AI 솔루션을 판매하며 시장에서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받고 있다. AI 투자 열풍에 힘입어 유럽 시가총액 1위 기업에 등극했다.

다만 실제 매각 성사까지 걸림돌도 만만치 않다. 인수 후보들은 적정 가격대를 주당 6만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김 회장은 주당 10만원 이상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별도의 글로벌 IB 등을 주관사로 삼지 않고, 김 회장 측에서 직접 절차를 진행하는 점에 대해서도 “매각에 진정성이 없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소액주주 보호를 최우선순위에 둔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상장사 인수합병(M&A) 거래의 난도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김 회장 지분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부여해 높은 눈높이를 만족시켜줘도 소액주주에게 같은 가격을 적용하지 않으면 정부 정책에 역행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M&A를 통해 상장사 지분을 25% 이상 확보할 때 잔여 주식을 모두 공개매수하는 의무공개매수 제도가 국회에 법안으로 발의돼 있다는 점도 변수다.

송은경/차준호/박종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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